매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 책편지가 도착합니다.
editors essay.
발에 걸리면 취미고 손에 닿으면 취미인 것을
뭐 그리 ‘필사적’이기까지 해야 하나요?
: : 취미 부자 편집자의 배부른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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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취미를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꾸준히 질리지 않고 해온 것은 ‘독서’뿐이지만, 어쩐지 별다른 취미가 없어서 그렇게 답하는 것 같아 보이니, “뭐 이것저것 합니다” 정도로 얼버무릴 수밖에. ‘독서’는 어쩌다 이런 취급을 받게 되었을까? 진짜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도 많은데! 독서로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들이 합정과 파주에 널려 있는데!! ⚠급발진 주의!
그런데 취미가 ‘이것저것’이라는 말이 꼭 거짓말도 아닌 것이 나는 정말 꾸준하게 뭔가를 계속한다. 한 우물만 파지 않을 뿐 겨울이 오면 뜨개를 하고, 작은 화분도 정성스럽게 돌보고, 심심하면 빵을 굽고, 뭔가 필요하다 싶으면 뚱땅뚱땅 자르고 뚫고 붙여서 만들다 보니, 심심할 틈이 없다. 그런 것은 ‘생활’이지 취미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하다 보면 몰입하게 되고 즐겁고 보람도 느끼는데 그것이 취미가 아니라 하면 대체 무엇이 취미란 말이오! ⚠급발진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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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아저씨, 행복의 도구를 찾다』는 《서울신문》 이경주 기자가 오랫동안 취미 메뚜기 생활을 하다가 드디어 ‘그림 그리기’에 안착해서 보낸 1년을 기록한 책이다. 원래대로라면 그래서 그림이 어떻게 이경주 기자의 삶을 다채롭게 바꿔놓았는지 의미를 잔뜩 부여해서 소개해야 하지만, (어차피 기자님은 이 글을 보지 못하실 테니) 다른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인생이 의미 없고, 재미없고, 열정도 사그라지고, 멍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 일 말고도 세상에 재미있는 것, 할 것투성이인데 대체 왜때문이지?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필사적으로’ 취미를 찾으려 한 기자님 심경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곰곰이 또 생각해봤다. 대체 왜일까? 어쩌면 기자님은 인터뷰하고 취재하며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게 가장 재미있는 사람,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고 다른 일은 둘러볼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골프, 등산 같은 데는 흥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가 자기 생각을 다른 방식(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데 끌린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것저것’ 조금씩 돌려가며 다 해보는 내 취미는 어떻게 설명할까? 분야는 제각각이어도 ‘일정 시간 동안 집중해서 눈에 보이는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마치 항상 새로운 주제의 원고를 2~3개월 공을 들여 손에 잡히는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해내는 작업과도 매우 유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삶에 변화를 주겠다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만, 취미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실패하는 건 어쩌면 지나치게 새로운 것, 안 해본 것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경험함으로써 정서를 환기할 수는 있겠으나 결국에는 무엇이 되었든 자기 삶의 결과 맞는 것을 찾는 게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지. 여기에 덤으로 이경주 기자의 말처럼 “취미란 ‘하면 된다’의 굳은 결의가 아니라 ‘되면 한다’의 가벼운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겠고. 일단 수많은 보기들 중에 나와 잘 맞을지는 해봐야 안다. 아무리 재봤자 관심법으로는 알 수가 없다. 때마침 시작하기 좋은 계절, 봄이다.
editor. 취미부자 김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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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일지
이벤트가 숨어있어요
지난 주말 몇 달을 벼르고 벼르다 친구를 만났습니다. 날짜를 잡아두고도 아이 학교에서, 배우자의 직장에서, 결국은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았거든요. 이럴 일인가 싶지만 변종에 변종.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다른 세상을 만들어놓았지요. 가족도 친구도 비장한 마음으로, 따지고 따져서 간신히 만나는 불확실한 시대를 상상할 필요도 없었어요. 이러니 지금 온전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의지대로 할 수 없는 무력감, 공포, 두려움. 평소라면 전혀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상황에도 가슴이 뛰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 무기력함을 한 번이라도 받은 적이 있었는지 체크해보세요. 『패닉버튼*』이 필요하신 분 들 중 가장 빨리 신청해주신 3분에게 보내드릴게요. 도서 신청하기 📌
* 패닉버튼Panic Button은 위험을 알리기 위해 누르는 비상버튼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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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ic button. 의심될때는 누르고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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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달력
책 속에서 길어올린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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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퍼센트의 봄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자리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한데, 가능하면 나무 아래에 텐트를 설치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나무는 봄의 속도를 가늠케 하는 프리즘 역할을 한다. 고개를 들 때마다 나무는 조금씩 달라져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여린 잎 한두 개가 퐁퐁 솟아 있는 걸 발견할 때면 교과서 속에서나 보았던 ‘생명의 신비’라는 표현이 드디어 내 것이 되었구나 싶다. 아주 운이 좋았던 어느 해의 봄 캠핑엔 벚꽃이 피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벚꽃으로 유명한 캠핑장이었는데 우리가 너무 서둘러서 왔는지 꽃봉오리만 잔뜩 맺혀 있었다. 이번엔 실패인가보다 하며 기대를 접으려던 차에 봄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제법 굵었다.
“오늘 나무는 기분 좋겠네. 과음해서.” “막 소리 지르고 있을지도 몰라. 네가 맥주 앞에서 하는 것처럼.”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비는 멎어 있었다. 텐트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는데 입을 앙 다물고 있던 꽃봉오리가 그새 미세하게 벌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꽃이 피기도 하는구나. 그러고 보니 식물 세밀화가 이소영 작가님이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느리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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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캠핑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다른 인생처럼 느껴져."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숲속에서 자연인처럼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직장인 본분으로 돌아와 사무실에 앉아있다니 헛헛 웃음이 나오지요. 『주말의 캠핑』 김혜원 작가님은 늦봄과 초여름을 잇는 구간을 2박 3일하기에 '제철'이라고 꼽습니다. 처음이라 용기가 필요하다면 '제철'을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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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들며 또 읽으며 얻은 영감들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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