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지는 않아도 멋지다고 생각했던 스포츠 중에 하나가 검도였는데, 벌써 이십년차 취미 검도인이라니 놀랐어요. 긴시간을 꾸준히 검도를 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이소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검도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운동을 시작할 때 나름 꾸준히 운동을 했거든요. 그 노력을 보고 주변에서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선배들이 있었고요. 누군가에게 노력을 인정받는 말을 듣는 게 신이 나서 계속 했어요. 제가 사람을 사귀는 걸 어려워하는 편인데, 검도가 개인적인 운동인 것 같으면서도 대련할 때는 반드시 눈앞에 사람이 있어 줘요. 그 존재감이라고 해야 할지. 눈앞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사람의 존재감이 마냥 좋아 운동을 했던 시절도 있는 듯하고요.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간 다음부터는 성별에 상관없이 대련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남자와 여자의 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수련을 단단히 쌓았다면 여자 관원이 남자 관원을 대련으로 제압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내가 됐을 때의 기분도 분명히 좋고. 승단이란 시스템도 매력적이에요. 수련이 매너리즘에 빠질 때 즈음 자기 자신을 점검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셈이지요. 그 과정에서 나와 비슷한 수련 과정을 겪는 사람들과 마주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람들에게 오직 비슷한 도전과제를 마주하는 사실 그 자체로 동질감을 느끼거나 승단 심사장 현장에서 도움을 받기도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합! 아마추어 검도인들을 대상으로 종종 시합이 열리는데요. 시합이 무섭긴 하지만, 제 경우는 시합장이 꼭 저의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사회생활 하면서 자기 자신이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시켜서 일을 하니 남의 일 같고, 혹은 내가 쓴 글이어도 누군가의 쓸모를 위해 써주는 거니까 남의 것 같고요. 근데 시합장에서 상대방과 칼을 주고받는 순간에는 내가 느끼는 두려움, 성취감, 이런 것들이 온전히 다 제 거예요. 제 몸으로 느끼고 승리도 패배도 제 몸으로 얻어내는 결과값이죠. 그런 것들에서 생생한 삶의 실감? 같은 걸 느꼈던 거 같아요.
숙련자가 되어 대련할 때 느끼시겠지만, 타격을 하는 거 자체로 기분 전환돼요. 사람마다 누구나 자기 안에 공격성이 있잖아요. 성격이 드센 사람은 공격성이 눈에 보일 것이고, 하지만 조용하고 말 없는 내성적인 사람들 안에도 공격성이 다 있어요. 그걸 도장이란 공간 안에서 예의와 규칙을 지켜가며 적절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과정이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데 꽤 도움이 돼요. 공격성이 무조건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거든요. 삶의 여러 난관을 돌파하게 만드는 건 공격성, 혹은 호승심이라 불리는 ‘이기고 싶은 마음'인 거죠. 그걸 긍정하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