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 책편지가 도착합니다. 6월의 보름달 책편지는요,
송은정 X 한수희 작가의 교환일기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 인터뷰 미방분! 프롤로그 전격 공개!
책과 함께 보면 더 좋은 컨텐츠 모아보기
이달의 글담 소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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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딴딴시리즈가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비건 베이킹'이에요. 비건도, 빵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인데, 거기에 송은정 작가님까지. 일하다 보면 사심이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 덕업일치의 상황이 있지요. 그 시즌이 바로 지금입니다. 일이지만 현생의 관심사도 그리로 쏠려서 요즘은 사무실 근처 비건빵집 도장깨기 중이고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난생처음 페스토도 만들어볼 요량입니다. 실은 이 주 전쯤 땡스북스 전시 설치를 하러갔다가 작가님과 편집자님, 저 이렇게 셋이 잠깐 커피타임을 가졌어요. 실제로 만난 은정 작가님도 아주 다정하고도 열정적인 분이셨답니다. 글에서 받은 인상 그대로라서 내심 놀라기도 또 기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단정한 송은정 작가님의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수희 작가님을 빼놓을 수 없지요. 이번 인터뷰는 한수희 작가님이 진행하셨는데요, 프롤로그부터 너무 좋아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교환일기 같기도 한 이번 인터뷰는 감히 역대급이라고 장담하겠습니다. 책을 읽지 않아도 각각의 질문과 답변이 완성된 한 편의 에세이처럼 느껴지거든요. 평소 에세이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먼저 이 글을 나누려고 해요. 다가오는 일요일부터 일주일간, 밤 열시에 보내드릴게요. 카카오톡으로 편안하게 읽어보세요. 그리고 저희 보름달책편지에서는 이 아름다운 인터뷰의 프롤로그를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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𝒑𝒓𝒐𝒍𝒐𝒈𝒖𝒆.
그런 생각을 한다. 체육 시간, 피구 게임을 하기 위해 네모난 칸 속에 들어가 있는 여학생들이 있다. 가장 앞쪽에는 체력이 좋고 몸을 잘 다루며 활기차고 목소리가 큰 여자아이들이 선다. 두려운 것이 없어 보이는 그 애들 근처에 비슷비슷한 여자아이들이 몰려 있다. 약간 수줍어 보이지만 기꺼이 누군가의 그림자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 그리고 가장자리에, 뒤쪽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뚝뚝 떨어져 선 몇 명의 여자아이들이 있다. 대개는 표정이 없는 아이들.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들. 학교로 가는 길이 즐겁지만은 않은 아이들. 교실 안에서 표류하고 있는 아이들.
나는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그 여자아이들 중의 일부로 보냈다. 우리는 초반에 공격수의 타깃이 되어 공에 맞고 퇴장해야 하는, 그러나 그 사실에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는 아이들이다. 우리가 공에 맞을 때는 누구도 웃지 않고 누구도 탄성을 지르지 않는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체육 시간에 내 근처에 서있던 조용한 여자아이를 마주친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 애에게 말을 건다. 왠지 그 애가 내 말을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그 애가 기다렸다는 듯 살짝 웃는다. 다행이다. 어느 순간 그 애는 내게 작고 수줍은 목소리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각자의 집으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된다.
그 애는 나와는 너무나 다르지만, 나는 그 애에게 호감을 느낀다. 수줍은 겉모습 안쪽에 숨겨둔 단단한 심지에, 세상을 향한 끝없는 호기심에, 그리고 조용하고 고집스러운 성실함에 나는 감탄한다. 이윽고 갈림길에 도착한 우리는 어색하게 손을 흔든다. “안녕. 내일 봐.” 나는 우리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건 나의 착각인지도 모른다. 내일이면 우리는 다시 어색한 사이가 될지도 모른다. 교실 안에 외따로 떨어진 연결되지 않는 섬들. 그런 식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 아이를 생각한다. 그 짧은 하교길의 대화는 내 마음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나는 송은정의 책을 읽을 때마다 그때의 대화를 떠올리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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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질 한수희 작가와 송은정 작가의
본격적인 교환일기 인터뷰는
카카오톡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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𝒘𝒓𝒊𝒕𝒆𝒓'𝒔 𝒍𝒆𝒕𝒕𝒆𝒓
먹음직하게 구워진 빵과 디저트에는 밀가루, 두유, 메이플시럽, 초코칩, 건무화과, 허브 등 각양각색의 식재료가 사용됩니다. 무턱대고 이것저것 좋아하는 맛을 첨가하다 보면 때로 상상 너머의 결과물이 완성되기도 하지요. 비건 베이킹이 주제이긴 하지만 사실 빵 굽는 장면은 잠시일 뿐, 이 책에는 제 일상을 지탱하는 재미난 관심사들이 두루 모여 있습니다. 고양이, 캠핑, 엄마, 부엌, 채식, 산책…. 이대로 괜찮을까 싶었는데 막상 글을 엮고 나니 안심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사랑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나만이 줄 수 있는 사랑, 우리를 살아가게 할 사랑에 대해서요. 덕분에 제 사랑의 모양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빵과 닮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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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는 잼과 크림치즈만 올려 먹어본 분들이라면 주목해주세요. 빵에 올려 먹으면 좋은, 몸에도 좋은 것들을 알려드립니다.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도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딴딴에세이의 전매특허이자 책을 읽은 분들에게만 나눠주는 꿀팁 대방출의 시간 '딴딴 플러스' 코너, '빵생활에 흥을 돋우는 요리들'에 소개했던 초간단 고명들을 만나보세요.
빵이 그리는 식탁 풍경을 좋아한다. 빵 옆의 잼과 샐러드, 그 옆자리의 슴슴한 수프, 나란히 이웃한 커피. 피아노 건반 위의 열 손가락처럼 서로 합을 맞추며 맛의 하모니를 완성하는 풍경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빵은 단독 주연으로도 훌륭하지만 앙상블을 이룰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고 믿는 편이다. 나의 빵 생활을 풍성하게 가꾸는 데 도움을 준 요리책과 유튜브, 빵과 사이좋은 궁합을 이루는 비건 요리를 추려보았다. 라디오 주파수를 움직이듯 각자에게 맞춤한 맛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별도의 레시피는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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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스북스 x 딴딴시리즈 🔔
인생에 무해한 딴짓도 하며 살고 있나요.
합정동 동네서점 땡스북스에서 '인생에 무해한 딴짓도 하며 살고 있나요' 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중입니다. 전시 기간 동안 딴딴시리즈의 작가님들 5인방!독수리오형제의 특별한 편지와 애장품, 책을 읽은 독자분들에게만 전하는 꿀팁들을 나눠드리고 있어요. 훑어보기
🍊 전시 기간동안 구매하시면 친필 사인본으로 소장하실 수 있습니다.
🍋 6월 마지막주(6/28)에는 시리즈의 시작, <수어> 이미화 작가와 최신작 <비건 베이킹>의 송은정 작가가 합동 북토크를 예정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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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𝒔𝒑𝒆𝒄𝒊𝒂𝒍 𝒕𝒉𝒂𝒏𝒌𝒔 𝒕𝒐. 🔔
[와디즈 북펀딩] 무조건 다음 편을 보게 하는 스토리 창작의 비밀
지난 호 특집으로 다뤘던 와디즈 북펀딩이 104%로 성공했습니다. 첫 북펀딩이기도 하고, 펀딩 마지막날까지 (담당PD님을 괴롭히며🧟♂️) 조바심을 내며 틈날때마다 들여다봤었답니다. 워낙 아슬아슬한 달성율로 장담할 수 없는 성패에 메이커인 저희 뿐만 아니라 서포터님들도 제 일처럼 걱정해주셨던게 가슴에 남아요. SNS나 온라인서점의 리뷰 외에는 북토크라도 하지 않으면 저희 책을 읽은 독자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데요, 커뮤니티에서 한마음 한 뜻으로 힘내라 힘내라 응원의 글을 보니... 정말이지 힘이 불끈 나더라고요. 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이렇게 마음을 나눠주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상품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것부터 만듦새를 꼼꼼히 다지는 사람들, 흔쾌히 추천사를 보내주신 분들, 내 일처럼 방법을 고민해주는 구성원들, 첫 펀딩에 끝까지 해보자고 독려해주는 관계자들, 그리고 330명의 서포터 여러분들까지... 절대 혼자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배웁니다. 진심을 담아 끝까지 잘 만들어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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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들며 또 읽으며 얻은 영감들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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