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 책편지가 도착합니다. 🌕 보름달 책편지 for life 매월 15일마다 만나요. 9월 뉴스레터 by @geuldam 다음주면 벌써 추석입니다! 연차가 몇 개 남지 않은 직장인 처지라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더욱 가벼워지고 있는 지갑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feat.신용인생) 좋은 날 앞두고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만, 당장 몇 년 전과 비교해도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체감되는 수입은 여전히 제자리. 어쩌면 더 나빠졌는지도 모르지요. 이제야 내가 세상 물정에 무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본주의가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시원하게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봉급생활자로 십 년이 훌쩍 넘는, 사회 구성원이자 정식참여자인데 말입니다. 이제라도 더이상 끌려가지 않으려면, 팬데믹 이후 더욱 빨라질 세상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꼭 읽어두어야 할 지금의 교양을 소개합니다. 책만드는 마음 지금의 교양 01 / 자본주의 키워드 50 네가 앞으로도 나이키를 계속 신고 싶다면 말이야. editor. banjang K ![]()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 근교 나들이 겸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관한 주제가 나왔지요. 순간 우리 대화가 ‘잘못된 경로’에 들어섰음을 직감했습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친구와 저는 언젠가부터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해 가능한 한 민감한 주제는 피하는 게 우리 사이의 불문율이었거든요. 그 친구가 보기에 저는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였고, 저는 그 친구를 ‘합리적인 척하는 자본주의자’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최저 시급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도 월급을 다 맞춰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편법을 써서 월급에서 다 떼고 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똑똑하다”로 시작하는 헛소리에 순간 빠직했지만, 드라이브 기분을 망치기 싫어 일단 가만히 있었어요. 그 친구는 내가 동의한다고 생각했는지 혼자 신이 나서 “못사는 나라도 잘살게 되면 큰일이다. 당장 그 나라 임금이 올라가서 나이키 신발 가격부터 오를 거다”라며 저의 발작 버튼을 누르고 말았지 뭡니까........! “야, 이 미친X아! E#%$#FAF$#*&^*!!!!!!” 냉랭해진 분위기 탓에 가까운 곳 아무 데나 내려서 먹는 둥 마는 둥 점심을 먹고 우리의 늦여름 나들이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키워드 50』를 세상에 내놓으며 지난 여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친구는 제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 성인군자 같은 소리한다며 들을 생각도 안하니, 이 책을 꼭 보내주려고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키워드 50』은 자본, 주식, 재산권, 부채 같은 키워드 50가지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간결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다는, 당연하지만 그 실체를 느끼는 순간 오소소 소름 돋을 수밖에 없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모든 것은 이어져 있고 혼자만 영원히 잘 먹고 잘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제가 내린 자본주의에 대한 결론은 이러합니다. 역시 저는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인 걸까요. 아니면 자본주의를 정말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뼛속까지 '찐'자본주의자인 걸까요. 여러분이 내리게 될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도 궁금해집니다. NEW! 이달의 신간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키워드 50 조너선 포티스 지음 | 16,000원 | 아날로그 ‘보이지 않는 손’, ‘창조적 파괴’, ‘유한책임회사’ 같은 말은 모두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분명히 경제 수업 시간에 배웠지만 그게 어떤 뜻인지를 물으면 선뜻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키워드 50』은 이렇게 어디선가 들어봤거나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는 개념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왜 ‘경제’ 키워드가 아니고 ‘자본주의’일까요? 이 책은 그저 단어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정치, 사화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려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체제인 자본주의라는 큰 틀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왜 주식시장이 형성되었고 기업은 왜 존재하며, 사적 재산권이 중요한 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지, 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만 막대한 이익을 얻는지 등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원리를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당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이 알려주는 인문학 미래 경쟁력 최효찬 지음 | 13,000원 | 글담출판 ‘인문학’으로 창의력을 길러 남다른 성과를 낸 혁신가들의 일화를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저도 이 책을 편집하면서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어떻게 인문학으로 창의력을 기르고 세상에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이 책에는 청소년부터 시작하기 좋은 고전들을 ‘필수 인문 고전 8선’을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국내 고전 전문가로 손꼽히는 최효찬 선생님이 <국가론>, <니코마코스 윤리학>, <리바이어던>, <국부론>, <그리스 신화>, <군주론>, <삼국유사>, <돈키호테>의 핵심을 담았습니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는 청소년이지만 이 책이 인문학의 시작이기를, 그리고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view. 책을 가까이하는 직업이다 보니 평균치보다는 책을 더 읽는 편인 것 같긴 한데, 리뷰를 남기는 일은 읽은 책의 절반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매번 리뷰를 쓰겠다, 다짐하며 책을 읽었는데도 역시나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냥 '참 좋았다' 제 가슴만 웅장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성껏 남겨주신 리뷰를 마주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고 동네방네 알리고 싶어져요. 이것 보시라고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끝날때까지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떠나, 알려고도 하지 않은 세계 .존재하지만 존재함조차 너무 조용히 묻혀버린 세계가 수많은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는 것.그 세상에 대한 나의 무지함이 정말 많이 부끄러워서,반성조차도 할 수 없었다. 책은 슬프지 않다. 통렬한 비판이나 가치관의 선동같은 건 찾을 수도 없다. 단지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수어를 배우게 된 우연한 계기와 수어을 배우는 즐거움. 그리고 수어를 배우며 알게 된 농인들의 세상. 그들만의 언어문화에 대해 조근조근, 명랑하게 쓰고 있다. 그런데 읽는 나는 많이 부끄러웠다. 많이 슬펐고 , 통렬하게 반성해도 부족할 듯 했고, 내 가치관의 틀을 바꾸고 싶었다. 수어로 대화를 나누는 농인들을 본 기억은 어렴풋하다. 목소리로 나눌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농인들의 표정이 왜 그리 생생했는지, 그들의 말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표정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었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어렴풋한 기억을 되짚어 보며 알게 되었다. 당시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완벽하게 이해되면서 청인인 우리도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의 세계가 달라서 서로 다른 말로 살아가지만 , 그래서 존재하는 차별은 없어야 하니까 말이다. 나의 비장애는 행운일 뿐이고 우리는 늘 잠재적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잊고 항상 모른 척 스쳐간다. 나의 불편이 되기전까지는 그 어떤 불편도 불편이 아니기에, 그렇게 쉽게 관심 밖의 세상으로 넘어가는 것은 또 얼마나 많을까? 내가 모르는 분야는 너무나 많고 많지만, 조금은 공평하고 차별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으면서 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도 못 되는 사람임을 알았기에, 그저 나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이라도 똑바로 인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수많은 차별을 너무나 안이하게 넘기는 이기주의자는 되지 말아야 하니까 말이다. 책 달력 📅 24절기, 그리고 특별한 기념일에 읽으면 가슴에 남을 책과 명문장을 소개합니다. 9월 21일 (음력 8월 15일) / 추석 나를 믿으며 살아도 괜찮아요. 계절에 따라 몸은 변합니다. 더운 계절에는 쉽게 땀이 나는 몸이 되고
추운 계절에는 그 반대의 몸이 됩니다. 열을 내보낼까 가둬둘까 그에 따라 몸은 크게 변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마음도 변합니다. 봄에는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집니다.
가을에는 겨울을 대비해서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미묘한 변화지만 그렇게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계절에 맞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음식도 그 계절의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제철음식은 그때의 몸에 맞는 작용을 합니다. 영양이 풍부한 것도 물론이지만, 그런 식으로 각 계절에 맞춰주는 것이 몸에는 필요합니다. 각각의 계절에 제철음식이 있듯이 몸도 마음도 계절에 따라 변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싶어집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생각이 변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천천히 쉬는 시간, 그동안 조용히 있었지만 몸도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도록, 느끼도록 하고 싶습니다. 몸도 마음도 계절의 흐름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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