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 책편지가 도착합니다. 🌕 보름달 책편지 for life 매월 15일마다 만나요. 7월 뉴스레터 by @geuldam ⓒ 책방 씀 이미화 작가님의 자리는 언제나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 cover story 인생에 무해한 딴짓을 권합니다. 먹고사는 일 이외에 인생에 무해한 딴짓, 딴생각도 하며 살고 있나요? 저는 책 만큼이나 아름다운 주거 때로는 상업 공간을 모으고 향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무실이 서교동에 있다 보니 점심시간을 이용해 새로 생긴 카페 투어를 다니고,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 오늘의 집 같은 어플에서 멋진 공간들을 스크랩해둡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이 일로 밥먹고 살진 않겠지만) 그 시간이 즐겁거든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어떨까요. 사심을 담아 물어봤습니다. 먹고 사는 일 외에 인생에 어떤 딴짓을 하고 있나요.
굳이 구글의 20% 타임룰 사례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딴짓은 결국 일상을 살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나 싶어요. 해야 하는 일 말고 ‘좋아서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이 달에 마음을 담아 단순한 취미 이상의 썸띵을 가지고 단단하게 인생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딴딴' 시리즈가 첫 선을 보입니다. 인디고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에세이 시리즈다보니 작명부터 편집부, 마케팅부까지 고민이 깊었지요. 하다못해 저희 애 이름도 이렇게 고민하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답은 멀리 있지 않았어요. 시리즈의 소개를 읽고 또 읽고 어느날 새벽에 딩굴거리다가 떠오른 섬광같은 단어 '딴딴'. 이건 결국 딴짓하다 단단[딴딴-]해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 geuldam, 출간 전 원고를 검토하다가 만난 수어의 매력 딴딴의 첫 책은 이미화 작가님의 <수어 :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이 엽니다. 수어라니, 수어라고는 '사랑합니다' 정도밖에 모르는 비루한 수준의 내가, 그리고 나같은 일반인(청인)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슬쩍 걱정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요.
어떠신가요. 저는 문장들을 따라가다 말고 어떠한 외국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어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답니다. 읽지 않았으면 영원히 알 수 없었을 손으로 만든 세계로 어서 건너오세요. 👋 01 수어 :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 이미화│영화 에세이스트 그리고 수어 초급자 02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박훌륭 │ 약사 그리고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주인 03 캠핑 :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 김혜원 │ 트렌드 미디어 에디터 그리고 낭만파 캠퍼 04 검도 : 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 이소 │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 그리고 생활 검도인 05 비건 베이킹 : 익숙하고도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매일 송은정 │ 에세이스트 그리고 부엌 탐험가 issue.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소금물이 나오기 시작한 때부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수학'. 아래에 소개할 두 명의 편집자들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학창 시절 수학 때문에 골머리 깨나 앓은 두 편집자가 수학교양서를 만들어내기까지 고난과 분투기. (벌써부터 뼈마디가 아파옵니다) 나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한 문장도 통과할 수 없다! 니 마음 내가 알지. 수포자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수학 책을 만든 편집자들의 소회를 담았습니다. 책만드는 마음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도망치는 것은 때로는 도움이 안된다 editor. A ![]()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 제 소원은 꿈에 수학 귀신이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답니다. 🙏 지금도 청소년 수학 분야에서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룡소의 <수학 귀신>을 읽고 나서부터, ‘나도 수학 귀신을 만나면 수학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허황된 꿈을 가졌던 것이지요 (수학을 잘하고 싶었던 마음도 마음이지만 사실은 수학 귀신이 가진, ‘어디에나 글씨를 쓸 수 있는 지팡이’가 정말 갖고 싶었답니다. 어릴 때부터 '문구덕후' 꿈나무였거든요). 수학을 싫어하던 주인공 로베르트가 꿈에서 수학 귀신을 만나면서 점점 수학에 흥미를 붙이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 온갖 방정식과 인수분해 등등등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제 수학에 대한 악몽은 점점 커져가기만 했습니다. 그 골치아픈 숫자들이란! 아직도 수학 교과서의 연습문제를 풀면서 “대체 농도가 다른 소금물을 섞어서 어디에 쓰려는 거야?”라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래도 시험에서 문제를 틀릴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소금물의 농도를 구했던 기억이 있네요. 💧 ⓒ geuldam 이해 안되는 문장 한 줄도 없게 해주세요........... 지금도 수학이 너무 어렵다,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신음하는 문과형 학생들이 학교 곳곳에 포진하고 있을 것입니다. 수학은 고대로부터 언제나 골치 아프고 고통스러우며 두통을 불러일으키는 학문이었음이 틀림없으니까요. 대한민국에서 수학 공부를 하지 않기란 불가능합니다. 경험적으로 봐도 피하려고 노력할수록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심지어 학교를 졸업하고 수학 공부를 더는 할 필요가 없어진 지금도 회사에서 수학 책을 만들고 있고, 실은 이 회사에서만 두 번째 수학책 ● 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의 저자, 빈 공과대학교의 루돌프 타슈너 교수님 역시 같은 짜증과 분노를 느끼셨던 모양입니다. “32미터의 나무로 화단을 두른다면 어떤 형태의 화단이 가장 적합한가?”라는 문제를 보고 ‘요새 누가 통나무로 화단을 둘러?’라고 생각하셨다고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화단을 두르는 건 통나무가 아니고 울타리인 것이에요. 이 책에서 교수님은 우리 일상에 수학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렵고 복잡한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조금 고지식한 주제 같지요), 왜 우리가 접하는 수학 문제들은 그렇게 세상 쓰잘데 없이 만들어져 있는지(응원합니다), ‘진짜 수학’이란 어떤 것인지 슬며시 알려줍니다. 수학의 ‘수’만 들어도 머리를 싸매고 드러눕는 세상의 모든 수포자들에게 이 책이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첫번째 책은 중쇄를 거듭하고 있는 '법정에 선 수학' 입니다. (으쓱) ● 7월 마지막주 출간 예정이예요. 따끈따끈한 신간 🔥 ⓒ geuldam 7월 마지막 주에 만나요, 제발~~~ 😲 신입 편집자의 분투기 포기하지 말라는 말 대신 editor. Y ![]() 책이 좋아서 편집자가 된 1인입니다. (a.k.a. 덕업일치) 그중에서도 청소년 분야를 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아동 청소년 시기에 적합한 책을 읽은 건 아니었어요. 어른들이 볼만한 책까지 아무거나 골라서 읽었고, 여덟 살에 그림형제의 잔혹동화를 보는 바람에 뒤늦게 충격을 받기도 했죠.......🥴 청소년기는 자신만의 의식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니까요.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에 (너무 무겁지 않게) 지혜를 전달하는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직은 경험치가 부족한 신입 편집자가 일을 하는 동력은 호기심이 아닐까 합니다. 첫 책 <10대에게 권하는 수학>을 작업하며, 청소년기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학교에서 굳이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정말 궁금했던 것들 ─ 이를 테면 달달달 외운 수학 공식을 어디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같은🤷♀️ 것부터 나는 몰랐던 학문으로서의 매력까지 ─ 이 담겨 있습니다. 수학을 어려워했던 입장에서 이해가 될 때까지 교수님이 귀찮으실때까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편집하는 내내 제가 중학생 때 읽었던 수학 교양서가 떠올랐어요. 이광연 교수님이 쓴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라는 책인데요,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에게 수학에 관심과 흥미를 심어주었던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저도 그 책을 읽었을 무렵만큼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 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책을 편집하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소수, 방정식, 미적분 등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책 속에는 수학이 우리의 삶 곳곳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을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앞으로 살아갈 미래 사회에서도 수학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임을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수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물론 줄어들었어요. 여러분도 수학의 중요성은 물론, 수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학창시절이 수학의 즐거움으로 더욱 반짝반짝 빛나길! 🌟 recommended. 1 ![]() ⓒ 에르메스 ![]() ⓒ 아디다스 이제는 제로-웨이스트나 비건생활에 진심인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저는 '이왕이면 비건'을 외치는 선택적 채식주의자인데, 아직 초심자로서 정보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베리베지'를 받아보기 전까지는요! 매주 뉴스레터를 읽으며 비건 제품, 환경에 진심인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점점 흐려져 가는 결심을 다잡기도 해요. 편의점 과자와 음료 추천은 정말 요긴했답니다. 망설이지 않고 제품을 집어내죠. 지난 달 베리베지에서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a.k.a. 곰팡이)를 패션의 관점에서 조명했어요. 에르메스와 아디다스의 (균사체) 가죽이라니. 제조과정에서 그 누구도 고통받지 않는다는 점은 브랜드를 떼고도 충분히 매력적이지요. 혼자 보기 아까워 나눠봅니다. 🙏 보러가기💨 recommended. 2 오늘도 간신히 눈을 떴다. 어제 퇴근했던 길을 거슬러 회사에 왔다. 어제도 갔던 초록색 커피집에 들러 '상수'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자리에 털썩 앉았다.시계를 보니 9시 20분..... 여름이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을 복기해봤습니다. 여러분은 여름소설체를 아시나요. 눈치채셨나요. 무슨 말(아무말)이든 해놓고, 해놓고 '여름이었다.'만 마지막 문장 뒤에 붙이면 끝입니다.● 속는 셈치고 한 두 구절만 만들어보세요. 청량한 여름을 떠올리는 감성, 소설의 한 구절처럼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씽크빅! 소설체 발견한 사람 어디 계신가요! 그래서 한동안 사무실에서는 대화의 마지막에 '여름이었다'를 붙이는 것이 지난달의 소소한 유행이기도 했답니다. 🤓 진짜 여름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백수린 작가의 '여름의 빌라'를 추천합니다. 여름에 읽기 좋은 책, 캐리어 가방에 휙 던져놨다가 정작 집에서 읽어도 억울하지 않을 가벼운 책들을 왓챠피디아 북콜렉션 코너에 모아두었으니 취향에 맞는 책이 있는지 스윽 훑어보셔도 좋겠어요. ● 자매품 로맨스소설체 '첫사랑이었다' 도 있습니다. 책 달력 📅 24절기, 그리고 특별한 기념일에 읽으면 가슴에 남을 책과 명문장을 소개합니다. 여름의 실감 어둑해진 저녁, 컴퓨터를 하다 무심코 방을 둘러보는데 낯선 무늬가 불현듯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창문과 천장 사이 검지 길이만한 벽 위로 은근한 물 자국이 생겨 있다. 이틀
간 비가 세차게 퍼부은 후다.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
방과 침실, 주방 외벽을 부산스럽게 살핀다. 다른 데는 이상이 없다. 이 집에서 맞는 세 번째 여름이다.
식 올리기 전 살림을 먼저 합쳤다. 애인과 나, 둘 다 자취를 하던 와중에 내가 살던 원룸 계약이 유월로 만료될 상황이었다. 결혼은 더운 날 지나 가을에 하기로 했다. 우리가 얼떨결에 구한 보금자리는 언덕 따라 다세대주택과 빌라가 들어선 동네에 자리한, 정겹다면 정겹고 허름하다면 허름한 빌라였다. 부동산 중개인은 우리더러 운이 아주 좋은 거라고 했고, 남편의 직장 상사 역시 그 돈으로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부추겨, 집을 알아보기 시작한 날 처음 소개받은 집으로 얼렁뚱땅 계약해버렸다.
현관문 너머 활달한 남자아이와 젖먹이 아기, 엄마로 보이는 피곤한 기색의 여자가 맞이하던 곳을 무척이나 조심히 그러니까 대강 둘러보고선 일어난 일이다. 보일러실 벽면에 곰팡이가 어슴푸레하게 비쳐 결로 가능성을 물었더니 이런 것도 없는 데를 원하면 아파트로 알아보라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이 심히 매서워 더 알아볼 의지가 달아나버린 탓도 있었으리라. 작은 벌레가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내면 더운 계절이 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다행인 건 수가 확연히 줄었다는 사실. 이
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 손길이 닿고 생활이 더해져 나름 안락하고 쾌적한 터전이 된 것이라 하겠다. 암만, 그렇고말고.
남편이 맨바닥에 누울라치면 벌레 나온다고 펄쩍 뛰며 저지
하던 때가 생생한데, 반나절만 외출했다 와도 역시 집이 최고라며 벌러덩 드러눕는 ‘우리 집’이 된 지 오래다. 그해 여름날의 일기장을 들춰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사는 건 ‘그럴 수 있지’ 하며, 무던해지는 과정인지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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